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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5-29 13:52
국민연금 가입 장애인이 71.1%?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2,451  
국민연금 가입 장애인이 71.1%?
수급자, 비경제활동자 실업자를 '국민연금 비해당자'로 처리...문제 지적하자 재조사 결과 가입자 34.4% 불과
한국장총 성명서 통해 '연금가입자 부풀리기 일환' 의혹제기
2009년 05월 28일 (목) 09:08:09 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에 의뢰해 실시한 ‘2008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28일 성명서를 내고 “2008 장애인실태조사 보고서 내용 중 장애인 연금가입 유형 관련 조사내용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무리한 조사지침 적용에 의한 부풀리기’라고 주장했다.

「장애인복지법」에 의거해 매 3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장애인 실태조사는 장애발생률과 장애인들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실태를 파악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으며, 2008년 결과는 지난 4월 28일 그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그러나 장애인계에서는 ‘기본 전제가 잘못됐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연금 가입한 장애인이 71.1%?

정부가 당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중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는 장애인은 71.1%에 이르며 ‘미가입 돼 있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21.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지난 2005년에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20.8%의 3.4배나 증가한 수치다.

3년 만에 국민연금에 가입한 장애인의 수가 3배 가까이 뛰어오른 이유는 ▲18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 ▲18세 이상 27세 미만의 학생이거나 군 복무 등의 이유로 소득이 없는 자 ▲국민기초생활보장대상수급자 ▲직업 활동이 없는 비경제활동인구와 실업자를 모두 ‘국민연금 비해당자’ 처리함에 따라 장애인 수가 213만7천226명에서 99만4천836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장총은 “잘못된 계측으로 인해 장애인들의 연금가입과 관련한 중대한 오류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최근 장애인연금법제정공동투쟁단이 민주당 박은수 의원실을 통해 문제제기를 한 이후에야 ‘결과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불거지자 보사연 측은 기존의 계측대상에서 ‘18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만 국민연금 비해당자로 처리하고, 나머지 인원을 ‘국민연금 미가입자’로 처리한 후 재분석했다. 그 결과 국민연금에 가입된 장애인은 34.4%로 기존조사에서 36.7%가 떨어진 수치로 조사됐으며, 국민연금에 미가입된 장애인이 62.1%로 나타났다.

   
▲ 수정전 통계치와 수정후의 통계치. 당초 국민연금에 가입된 장애인 비율이 71.1%에서 계측대상을 수정한 결과 34.4%로 큰 폭으로 감소됐다.
장애인계, “수급권자, 실업자 등 국민연금 비해당자로 분류는 연금가입자 부풀리기 일환” ‘의혹’제기

한국장총 은종군 정책팀장은 “2008년 조사지침에서 비해당자로 구분돼 있는 계층이야말로 연금 사각지대에 속한 계층으로 이들을 미가입자로 분류해 소득보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해당자로 분류한 것은 연금가입자를 정부 임의대로 부풀리기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으며, 이런 의혹은 2005년 당시 미가입자로 분류한 유족연금 수령자를 가입자로 포함시킨 것에서도 나타난다.”며 “장애인연금제도 도입이 눈앞에 와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데이터 오류에 의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장애대중의 관심과 사안의 중요성으로 볼 때 그 파급력이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 발표 없이 ‘수정한다’로만 끝나려고 하는 태도는 정부의 도덕성과 책무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조은영 활동가역시 “실업자 통계를 낼 때도 ‘취업의사 포기자’가 늘어나 실질적인 데이터가 나오지 않자 이를 삽입한 통계치가 새롭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을 외면한 계측은 문제가 있다.”며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근로활동을 하지 못하고, 수급권 대상자가 되는 장애인들이 상당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미가입자가 아닌 비해당자로 분류해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킨 것은 단순 실수로만 보기 어려운,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사연 측은 “가정주부나 수급권대상자, 실업자 등 조사자를 면접하는 과정에서 ‘나는 연금대상자도 아니다’는 말을 비해당자로 착각해 입력했는데, 이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아 빚어진 실수.”라며 “국민연금 대상자가 아닌 18세미만 아동과 청소년만을 비해당자로, 나머지는 미가입자로 다시 분류해 재조사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등록장애인만의 실태조사, 장애출현율조차 얻을 수 없어...‘부실조사’ 논란

한편 조사계측상의 문제에 앞서 장애인실태조사의 범위대상이 등록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해 조사결과 자체에 신뢰성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05년 장애인실태조사와 달리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등록을 하지 않은 장애인 수도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에 이를 포함시키지 않은 채 복지부 장애인 등록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된 등록장애인 7천명을 바탕으로 조사돼 실태조사의 가장 기본적인 장애출현율조차 계산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장애가 없는 이들을 포함해야만 장애출현율을 계산할 수 있고, 장애출현율이 있어야 장애인총수를 추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추정치조차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장애인 정책을 수립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예전과 같이 조사하려 했으나 감사원 측이 보사연과 관련 공무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산 등의 이유를 들어 등록장애인만으로 한정해 조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본값이 잘못된 통계자료는 잘못된 정책수립과 이어져 결국 장애수당을 비롯해 장애인연금, 의무고용제도 등 장애인계 전반에 비극적인 영향을 끼칠게 뻔하다. 지금이라도 범위를 확대해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사연 관계자는 “실태조사 대상범위를 놓고 문제제기를 했던건 사실.”이라며 “감사원이「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만을 실태조사 대상으로 명시해놓은 것을 집요하게 따져 어쩔 수 없이 등록장애인으로 한정해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복지부와 협의해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하려고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